이 동네 거리의 풍경만큼 촌스러워 보이는 그 사내가
능숙하게 괴기 한칼을 썰어 주며 "진짜 한우예요"
덤으로 눈가에 길게 걸린 웃음자락 끝의 진짜 강요에
의심 반쯤을 버무린 손으로 카드를 건네며
"이것도 진짜 카드예요" 이렇게 말할 뻔 했다
진짜 참 숯불을 피워 고기를 익히고
진짜 참소주를 들이키는 동안 허술한 비닐하우스 치맛자락을 아이들 장난처럼 들추어대는 서툰 봄바람이 어지러웠고 맑은 햇살 섞인 술잔마다 내 안에서 일구어내는 작은 회오리들이 뱅 뱅 꽃바람을 일구기도 했는데 아지랑이 기세 좋게 일어서는 뒷밭을 거닐며
봄 이로구나 봄,
쥐뿔도 모르는 깡다구 하나로 이 산골에 짱아찌 박은 내 한해가
봄 지나 여름 동안 철딱서니 없이 무성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