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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그대는 안녕 하신가?

햇꿈둥지 2007. 6. 29. 08:48

 

 

 

#.

후반기 교육을 마치고 이제 부대 배치를 받았노라고

국방부에 한시 취업(?)을 한 아들녀석이 전화를 했다

저기 춘천 어디쯤으로 젊은 몸을 옮겨 한동안 팔자에 없는 전원 생활을 꽁짜로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제 표현으로는 무쟈게 힘든 훈련을 마쳤다는데 전화 목소리로 느껴지는건

보이 스카웃 야영 훈련을 하고 있는 정도...

 

로션과 샴푸를 사서 보내라

전화 카드를 보내라

이걸 보내라 저걸 보내라 택배비는 별도다...이 외에도

별 일 이구만 싶도록 자주 전화를 해 주는 통에

"군대만 가면 진짜루 효심이 생기는구나" 감읍하고 눈물겨워 하다 보니

몽땅 수신자 부담...이더라

 

심각하게 국방비 증액을 건의해야 할 것 같다...

 

"이등병 계급장을 달았어요~"

 

갑자기

새우깡이 먹고 싶어졌다

 

 

#.

티� 뭔노무 프로인지

어찌 어찌 살아 가는 모습이 남다르다 하여 몇일째 시시콜콜 까발려 보여주는 화면 중

주인공으로 나오는 남자 얼굴을 보다가

 

"말 드럽게 안 들어 처먹게 생겼구만" 했더니

 

손 닿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앉아 있던 있던 딸놈의 댓거리

 

"통하는 사람끼리는 저렇게도 알아 보는구만~"

 

저 지랄이니

이 담에 뭔 덕을 본다구...

 

 

#.

도조(賭租)를 물기로 하고 빌려 부치는 논,밭이나 집터,

도지에 대한 사전적 의미이다

 

허긴 뭐 도조를 받을 생각도 받기로 한 것도 아니니 그저 일방적 위임 이거나 억지의 매달림 뿐이었는데 전개 양상이 조금 요상스럽다

농사 일을 떠 맡은 종구씨의 사전 알림 내용은

번 주말을 이용하여 맨 윗밭에 들깨를 심을 것이다

이 날짜는 일부러 내가 쉬는 날을 겨냥해서 잡은 날이니 꼼짝말고 군소리 없이 동참하기 바란다

아무래도 농사 선생님에게 멱살을 잡힌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도지 놓기 전에 미아리 점방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재 넘어 박수한테 라도 다녀 와야 했을걸 그랬나?

 

 

#.

입방정이 화근이 된건지

 

직함으로 보다는 그저 형님 이라는 호칭으로 개기기를 십여년인 후배 녀석이

외부 강의료 몇푼을 기어이 알겨 먹어야 겠다고 물간 생선에 똥파리 처럼 붙어서 떨어 질 줄을 모른다

내가 못 살지...

남한강 푸른 물줄기 옆구리 명당터에서 날마다 개 잡아 팔아 처먹고 사는 후배에게 전화를 넣었다

개밥을 삶아 줘도 음식 탓은 안 하겠지만 쐬주는 반드시 얼어 죽은 놈 이어야 한다

평소에는 드럽게 말 안 들어 처먹던 이 인간이 아 글쎄 쐬줏병을 받아 보니

완전히 아이스 쐬주...

얼어 죽은 놈이면 된다 했건만 이 지경이면 얼어 뒈진 놈이 맞다

 

"형님~ 안주 나오기 전에 속을 기절 시켜야 합니다 한잔 쭈욱~ 드시지요~"

물귀신 무르팍을 베고 낮잠을 자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는 저 인간 좀 안 볼 수 있었으면...

 

"너를 만난건 인연으로 보다는 수행적 의미가 더 크다"

 

"낄 낄 낄~"

 

"웃지 마라 이 쓰바야~ 술맛 삭는다"

 

"아 그 욕 좀 그만하쇼"

 

"매일 매일 멸치를 똥을 안 빼고 처 먹어서 그렇다 이 쓰바야~"

 

쐬주인지 빙수인지 분간이 안 되는 이 노무 반쯤만 액체를 한잔 디밀고 나니

속에서 화산 활동이 시작 되는건지 왼 곱창이 지랄용천에 찌르르 풍기가 이는듯도 하고...하고...하기를 몇 차례 반복 하더니

아~!

조선 필름의 질적 비애여~

 

아주 순식간에 끊어져 버리더구만

 

다음 날 속 쓰려 죽는줄 알았네

 

이 더운 여름날

절때루 얼어 뒈진 쐬주는 삼가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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