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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동상이 걸릴 때쯤
겨울의 배후에
모서리 날카로운 바람이 있음을 알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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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의 그림자가 비로소 일어서서
낮 동안의 노고를 푸념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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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진한 오늘이
아무것도 기억할 것 없는 어제가 되어
바람처럼 떠나던 시간,
하늘 가득
추위에 잠긴 별들이 초롱했으므로
나는 잠시
죽은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들춰 보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 기억조차 폐기되어 버린
건망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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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조금 더 춥고
아직은 조금 더 눈이 올 것 같고
아직은 조금 더 따듯한 이의 눈빛이 필요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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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돌아가신 날
무릎이 빠지도록 눈이 왔었는데
제사 모시고 돌아오는 밤 길에도
사뿐사뿐 눈이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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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을 지나야 집으로 오는 길,
두 분을
차로 모시고 올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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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와 대처에 드는 일이 귀가라는데
거꾸로
대처를 떠나 산에 들어야 귀가가 되는
늦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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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누옥에
추위만 흥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