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겨울 연가

햇꿈둥지 2009. 1. 23. 08:16

 

 

 

 저물도록 바람이 불어

눈 덮인 동릿 길 위로 할매 두엇 허깨비 걸음을 걷는

소한 대한 물리치고

입춘이 머잖은 날

몸비듬 가득 쌓인 내복을 벗어 던지고

겨우내 갑갑증을 견디지 못한

허리와 어깨 쯤에 얹힌 힘을 땅에 쏟으면

왼갖 소채며

푸른 생명들

덩달아 싹 틔울테니

곱상한 바람

이마에 감길 때 쯤

혹독했던 겨울조차 여전한 애정으로

도닥 도닥

등 두드려 보낼 수 있겠거니 

연록의 새순에 얹힌 새소리들

환청으로 들려 오는

 

그윽히 시린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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