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月何不眠

햇꿈둥지 2009. 1. 12. 10:51

 

 

 

#.

섣달 열이레의 밤

달빛조차 꽁 꽁 얼어 붙던 밤에

추녀 끝 몸부림으로 밤을 지새우는 풍경 소리

가슴조차 흔들어

밤 깊도록 뒤척이기만 했다

 

#.

권세를 얻으면 공맹으로 목소리를 키우다가

혹, 위배라도 되어 위리안치의 신세가 되면 노장에 빠져 들어 반 도인이 되셨다던 이 나라 선비님들...

 

좌파, 우파, 보수, 진보에 이어 뭔놈의 뉴 라이트 까지...

자율도 타율도 아닌 잠시 시류에 편승하여 바람 같은 편가르기 정도에 이름을 짓고

원칙도 본질도 몽땅 패대기 쳐 버린 잠시의 와류,

시대율 정도의 이름으로 과분 하겠다

 

#.

시중의 온갖 화려한 먹을거리들로 부터

번번히 배신 당 하고 유린 당 하는 세상

그러나 어쩌랴

편의와 살이의 구조에 의해 스스로가 여의치 않은 세월...

 

이 또한 시대율?

 

그렇더라도 제발

이 따위 것들을

문화...라고는 이름 짓지 말자

 

#.

지난 해 심어 놓은 감나무 두 그루의 보온 조치를

겨울 깊도록 망설이기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억지로 싸 매여 살기 보다는

살겠으면 살고

죽겠으면 죽고... 이게 훨씬 더

나무의 본질에 대해 무례하지 않은듯 싶어서...

 

#.

집 지을 터에는 

마술이거나 요술로만 가능 할 듯 싶은 산새둥우리 하나 아주 예쁘게 있었는데

왼갖 기계들이 동원되어

산의 속살을 비집고 우쭐한 나무들을 베어낸 뒤

사람의 둥지 하나 어려 놓고

 

그 예쁜 산새둥우리

사람의 집 벽에 동그마니 걸려 있더라 

 

#.

여전히 

밤 마다 달빛

그리하여

밤 마다 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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