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섣달 열이레의 밤
달빛조차 꽁 꽁 얼어 붙던 밤에
추녀 끝 몸부림으로 밤을 지새우는 풍경 소리
가슴조차 흔들어
밤 깊도록 뒤척이기만 했다
#.
권세를 얻으면 공맹으로 목소리를 키우다가
혹, 위배라도 되어 위리안치의 신세가 되면 노장에 빠져 들어 반 도인이 되셨다던 이 나라 선비님들...
좌파, 우파, 보수, 진보에 이어 뭔놈의 뉴 라이트 까지...
자율도 타율도 아닌 잠시 시류에 편승하여 바람 같은 편가르기 정도에 이름을 짓고
원칙도 본질도 몽땅 패대기 쳐 버린 잠시의 와류,
시대율 정도의 이름으로 과분 하겠다
#.
시중의 온갖 화려한 먹을거리들로 부터
번번히 배신 당 하고 유린 당 하는 세상
그러나 어쩌랴
편의와 살이의 구조에 의해 스스로가 여의치 않은 세월...
이 또한 시대율?
그렇더라도 제발
이 따위 것들을
문화...라고는 이름 짓지 말자
#.
지난 해 심어 놓은 감나무 두 그루의 보온 조치를
겨울 깊도록 망설이기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억지로 싸 매여 살기 보다는
살겠으면 살고
죽겠으면 죽고... 이게 훨씬 더
나무의 본질에 대해 무례하지 않은듯 싶어서...
#.
집 지을 터에는
마술이거나 요술로만 가능 할 듯 싶은 산새둥우리 하나 아주 예쁘게 있었는데
왼갖 기계들이 동원되어
산의 속살을 비집고 우쭐한 나무들을 베어낸 뒤
사람의 둥지 하나 어려 놓고
그 예쁜 산새둥우리
사람의 집 벽에 동그마니 걸려 있더라
#.
여전히
밤 마다 달빛
그리하여
밤 마다 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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