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12월 또는 십이월,

햇꿈둥지 2013. 12. 2. 09:18

 

 

 

 

#.

올 겨울 단단히 각오 하라는 경고처럼

폭탄 같은 첫눈이 내렸으므로

 

지붕 낮은 산골 마을은 

한방에 침몰,

 

#.

까짓거

그러거나 말거나

구들방 아랫목에 누워 다시 노자를 펼친다

 

#.

道可道非常道...

 

아항 그리하여

도였던 어느 마을은 특별자치시가 된거구만

역쉬 읽을수록 새로운 말씀...

 

#.

먼 나라를 한바퀴 돌아 온 아내는

선물로 쇠가죽 허리빠(띠)를 하나 사다 주었다

 

#.

여전히

붙들어 매어 놓을 생각만...

 

#.

아들 장가를 보낸다는 친구를 보기 위해 

낯선 도시를 한바퀴 돌아왔다

 

늙어버린 세월을

뺀도롬한 양복과 염색으로 허위포장한 채

시치미 똑 떼고

시아버지 자리에 앉아 있더라

 

#.

맹숭한 둘만의 산속살이거니

미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 보려고는 했다

싸구려 구닥다리 전축은 버린지 오래 됐으므로

징글벨 노래 대신

징글징글한 마누라 잔소리만 무성하고,  

 

#.

한해의 마지막 서른 하루

가슴 따듯한 날들로 보내시기를...

 

 

'소토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나이테  (0) 2013.12.12
겨울 풍경.1  (0) 2013.12.05
그리하여 겨울,  (0) 2013.11.26
다시 꾸미기  (0) 2013.11.09
Stephen temperature  (0) 201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