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화대 오만원

햇꿈둥지 2012. 6. 19. 08:33

 

 

 

 

 

 

우리 몇해전쯤

평창 대화장 허름한 국수집 뒤뜰에서 처음 만났지

화장끼 없는 순백의 청초함이 하도 예뻐서

덥석 보쌈을 해 버리고 싶었는데

꽃 훔친 놈 그 꽃으로 때리라는 낭만도 없는 세상

꽃 아래 

마음만 한삽 부어주고 돌아섰지

 

농삿일에 동동걸음을 치다가

한숨 돌린 손길로

뜨락이 제법 정갈해졌다 싶은 날

다시

그 꽃을 기억 했다네

그리고

몇날의 허튼 수소문 끝에

그리 멀지 않은 곳 

저 청초한 꽃송이를

위리안치해 두었다는 풍문을 들었다네

물론

손잡아 되돌아오는데 들인 댓가가 적지 않았음에도

대략

세상 속 어떤 물건을 들일때마다

"이 값이면 술이 몇병?"인가의 잣대마져 집어던진채

기꺼이 품에 안아

어둔 내 집 뜨락에 올라서는

 

초저녁 꿈길

꽃잎에 뺨 부비며 홀로 그윽 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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