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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죽을 만큼 앓는다

햇꿈둥지 2007. 1. 31. 21:58

 

 

사단이 벌어진 전말은 대략 이랬다

모모 기관의 전직원이 직접 방문을 해서 교육을 받고 싶다

세시간 정도면 좋겠다

 

그래 노다지 하는일,

해 보자...였는데

 

전날 저녘부터 상황을 꼬아 놓아 버렸다

오후 늦게 시작한 업무 설명회의 뒷풀이 시간들이 온통 음주가무의 시간이 되어 어찌 몸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럭저럭 어울리다 보니 한참 분위기 좋을시간부터 취기에 섞인 근육통과 오한 발열...

 

하는 수 없이 몸을 빼 내어 숙소에 들었고

오전 내 다급한 강의 준비

틈새로 찾아 오시는 분들과 이런 저런 업무 처리

그리고

강의를 시작 할 시간 까지는 별 징후가 없었는데

세시간 강의의 두시간 반쯤이 지날 무렵부터 열이 심해지고 목이 아프고...

나머지 시간을 시청각 시간으로 대체해 놓고 누워 버렸다

그런데

이거 도대체 잠이 들지도 못하게 온몸이 아프고 열은 왜 이리 높은지...

 

심한 갈증으로 더운 차 한잔을 마시는 중인데

어지럽고 시야가 흐려지고 호흡이 무거워진다

맥박은 조금 빠른 정도,

하는수 없이 병원 응급실로 들어 갔는데 제발로 걸어 들어 오는 응급 환자가 처음인지 도대체 반응이 시큰둥 이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오기는 걸어 왔는데 제발로 걸어와서 그렇지 진짜로 응급 환잡니다 절대로 엉 까는거 아닙니다"

 

또 정신과 환자로 분류 할까봐

감기 걸린지 15일 째다

무지허게 독한 놈이 붙은 것 같다

겨드랑이에 체온계 꽂을 것 없이 이마빡을 한번 만져봐라

우리 집 가훈이 폼생폼사라서 죽을 힘을 다 해 걸어들어 왔을 뿐이지

지금 내 상태가 반은 죽은 상태이니 어떻게든 의료적 최선을 다 해 봐라

 

엄살에 엄살을 떨은 결과,

 

해열제에 링거액에 주사를 맞고 응급실 한켠을 점거 하는데 성공했다

 

잠깐 잠이 들었었는지

흔들어 깨우는 손길에 눈을 떴는데 담당의사 선생님 하시는 말씀이

 

"한 일주일 가량 입원 하시지요"

 

입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인데

삐리릭~ 전화가 온다

오후 시간에 교육을 받은 기관의 모모 부장인데 정작으로 회식 자리에는 강의를 해 주었던 분이 빠졌더라

내용을 전해 들은 바 편치 않은 몸에 우리들 교육 요청에 의해 과로를 하게 한 도의적 책임도 있으니 내일 병원으로 위로 방문을 하겠다...

 

이거 참~

환장 할 일이 또 하나 생겨 버렸네...

 

의사선생님 붙들고

이차 저차 하여 이러 저러 하니

한 일주일 통원 치료도 되겠느냐? 했더니만 식성대로 하시라는 말씀,

 

이렇게 병원을 탈출하여

늦은 시간 사무실 앞 식당 아줌마 꼬셔서 뜨끈한 생태국 한그릇 얻어 먹고

횡설수설

이노무 감기가 이렇게도 독 함을 널리 알리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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