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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도
중순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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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꽃들은 만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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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공사의 부진은
농사일 조차 늘어지게 만들어
겨우 겨우 감자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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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제
시골살이 서른 해가 넘는 내공으로
심지 않고도 얻는 법을 깨우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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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 무성한
달래
홑잎에
이런저런 새순들을 바구니 가득 얻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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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의
화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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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의 일
구들방 마르기를 기다려
바닥과 벽면 도배를 다시 하기 위해
황토 염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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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머리 써서
아랫목 부분에 사각의 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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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찬하기로는 업그레이드
지켜본 아내의 반응은
별 효과 없으리라는 없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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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도록 쓰기에 매달렸던
어느 고승의 글 하나를 마무리한다.
그의 글 속처럼
순백의 공간 속에 나를 고요하게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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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고
꽃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