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무휴의 뺑뺑이 시골살이
일 없어 쉴 수 있는 날이 있을까?
하늘의 도움 아니면
하늘을 빙자한 땡땡이라야 겨우 틈새가 생기는 걸
그날도 아내는
"오후 부터나 비가 온다니 오전엔 고추 마저 따고..."
따고... 그 뒤로 줄줄이 늘어 서 있거나
따고...의 상황 진행 중에 눈에 띄는 어떤 일 이든지 순서에 관계없이 기어이 해 치워야 하는 일의 목록이 줄줄이 만들어지고 만다는 걸 모를리 없으나
평일의 5일 동안은 밥 벌어 먹고 사는 일로 진이 빠지고
이틀의 휴일은 마당쇠 노릇으로 진이 빠지고 있으니
연중무휴
맘 먹고의 땡땡이가 아니면 무슨 수로 시간이 난단 말인가...
하여
오라시거나 말거나
기다리시거나 말거나
좋아하시거나 말거나
가을 색 깊어서 더욱 정갈한 산골 뜨락을 두고도 기어이 뒷산엘 올라
쐬주 한병 막걸리 한병
더하여
돌탑으로 에워 싼 압력솥 속에 닭 두마리가 익는 동안
가을비 오락가락
비 보다 앞 서서 나뭇잎들 속절없이 쏟아지는 산 중에
노숙자?
산숙자?
어쨌거나
두 숙자...
빗방울에 등 떠밀려
흔들 흔들
휘청 휘청
산품을 벗어나던 시간
기어이
가을비 촉촉 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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