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 다 삭아지고도
옹근 씨알 하나 영글어지면 그만...
사람 또한
풀 한포기 다름 아니지...
추녀밑 금송화
해질녘 햇살로 금빛이다
씨알로 모아진 햇빛들
내년 봄 햇빛맞이로
다시
햇살처럼 피어 날 일
여름내 껑충 키자랐던 마가렛을 베어 낸 자리에
틈새 비집어 뒤늦게 제 몸을 키운 대궁 끝에 꽃을 피웠다
부귀영화야 어찌 되었든
하루 하루 성실해서 기어이 제살이를 채우고 마는 것
자연의 가르침이
엄숙도 하다
바람머리에서 흔들리던 갈대들이 몸 세워 가리키는 곳은
겨울이었다
바람 불어
흐느적거리던 햇살이 식어지고
가을도 간다 하고...
산골짜기 빈터에
이른 추위만 흥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