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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외지다고 지원 하는 이 없는 시골 촌구석 이지만
그만 나는 딱 좋아서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인데
이유가 있어
새� 네시쯤 집을 나서면 이곳 사무실 까지는 40여분을 달려야 하는 밤길,
거리의 신호등들이 일 없이 길바닥을 토막 내고 있거나 말거나 달리고 달려서 도착한 후 이 안개 짙은 산길을 걷는거야
50분쯤의 거리인데
나 처럼 새� 잠 없는 사람들이 더러 마주 치거나 앞서 가거나...
그 머쓱하고 민망 하기도 한 지나침이 적지 않게 무겁길래 어느 날 부턴가 무조건 인사를 하기 시작 한거야
"안녕 하세요?"
건조한 표정으로 앞만 보고 걷던 그들이 이젠 먼저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는 거야 만나는 누구에게든지...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내 앞 이거나 아니면 뒤에서 뜀걸음으로 나를 지나 치거나 또 아니면 마주쳐 비껴 가거나 하는 사람 하나가 생겼는데
걸음이 됐든 뜀박질이 됐든 어딘지 약간 불균형한 자세...
그래 맞다
언젠가 티�를 잠시 달궜던 기봉이 폼 하고 매우 흡사한 폼의 여인네 하나를 매일 매일 만나게 됐다는 거지...
내 인사에 대해 똑 떨어지는 답례도 없이 그저 얼굴을 찡그리고 마는 사람,
나이는 글쎄 30대 초반쯤으로 보이니 아줌마 겠지
오늘 아침엔
짙은 안개 속에서 가만히 옹크려 앉아 있는 그 여인네를 발견 했어
순간 어디가 아픈가 하여 다가가 물으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아저씨 어제는 왜 여기 안 왔어?"
표정이며 발음 상태, 그리고 만들어내는 상황들...
심하지 않은 다운증후군 환자였어
세상에 섞여 있으되 그 세상에 가슴 시려하며 사는 사람들
앉아 있는 주변으로 구절초며 달맞이꽃 흐드러지니 우리 또한 들꽃 한송이라
나름의 향기로 세상을 끌어 안으면 그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