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아침 열기

햇꿈둥지 2019. 1. 22. 08:31





#.

미세먼지는 생물이다


#.

추우면 얼어 죽고

날이 풀리면 다시 살아난다


#.

산골 아침은

늦잠꾸러기 별 두개 품에 안은채

나무 사이로 온다.


#.

아내의 다리를 주물러 주는 일로 아침을 연다.

나 보다 더 무겁게 집안을 짊어졌던 다리,

그 노고에 대한 뒤늦은 보은,


#.

동그랗던 잠자리 반듯하게 개켜 놓고

마당을 쓴다.

반가운 이

귀에 익은 발걸음으로

손님 되어 오시라고,


#.

떡 반쪽,

구운 고구마 두쪽,

요플레 한컵,

일주일에 두번

점심 이거나 저녘 식사의 전부가 되기도 한다.


#.

간편 사육 방법으로 바꿔 가는 것 같다.


#.

위 아래 밭둑에 엉켜있는 마른풀을 긁어낸다.

마른 푸새속에 낮게 엎드려 있는 초록 생명들

빼꼼 고개들어

봄이 왔느냐고 물었다.


#.

어머니 돌아가신지 27년,

이웃 도시 속에 남겨진 집 한채를 이제 정리 하기로 했다.


#.

어쩐지

등에 엎혀 있던 어머니를 함부로 내동댕이치는듯하여

꿈길에 두손 꼬옥 잡은채 한사코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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