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비에
개울물이 소란소란하다
이변이다
#.
미명의 물길
새볔별 더불어 초롱초롱 흐르고,
#.
밤새 풍경을 뒤흔들던
바람은
겨울의 길이 되었다.
#.
래형이란 이름을 가진 아들은
발음 쉬운대로 '냉이'라 불렀고
며느리는 기꺼이 '달래'가 되었으므로
이제 막 생긴 그 녀석 태명은
결국
'씀바귀'가 되었다는 전화,
#.
바람의 등에 엎혀 하늘로 솟구치는 낙엽과
관목 숲새 낙엽같은 산새들
낙엽이 산새인지
산새가 낙엽인지,
#.
나무들
밤새 허공 비질을 하더니
아침 하늘이 말갛게 푸르다.
#.
푸르고 투명한 추위
맘 놓고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