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시간 무게

햇꿈둥지 2020. 2. 1. 19:55

 

 

#.

날 세운 바람의 등을 타고

연말연시 분위기가 제법 짙더니

어느새 2월의 첫날,

 

#.

그리고

40년,

 

#.

단발머리 나풀거리던 소녀였다가

작은 일에도 볼 붉히던 새색시였다가

하나, 둘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가

이젠

손자만 셋을 끌어 안은 할머니가 된

아내와 함께한 시간들,

 

#.

잠 덜 깬 사람을 꼬옥 끌어 안고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했다

 

#.

시간은 흐르는게 아니라

쌓이는 것이 맞다.

 

#.

예약된 병원엘 갔더니

접수 창구에서 물었다

"최근에 중국 다녀 오신 일이 있나요?"

"중국은 아니지만 비슷한 곳을 다녀 왔습니다"

긴장한 빛이 역력한 여직원이 다시 물었다

"그게 어디지요?"

"어제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었거든요~"

 

#.

당분간

노자도 공자도 장자도

멀리 덮어 두어야겠다.

 

#.

온통의 사람들 마다

마스크, 마스크, 또 마스크,

 

#.

눈도

입도

귀도

온통

답답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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