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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눈 조차
달력 그림 속에만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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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아주 살짝 내린 눈,
치렁했던 저녁 달빛이
밤 새
곱게도 쏟아져 내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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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는
반팔 차림이 간간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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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미쳤거나
사람이 돌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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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긴
지난 비에는
개구리가 나왔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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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하와
천지만물의 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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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네팔 타령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히말라야 오지 마을에 들어
두달쯤 머물다 오자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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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도 산 이건만
국내산에 식상하신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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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일 저지르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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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꼬리를 잡고 함께 가야 하나
아니면
눈물 젖은 손수건을 흔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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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정신 수습을 위해
조금 더 춥고
조금 더 눈이 와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