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부등가 사랑,

햇꿈둥지 2024. 12. 1. 03:02

 

#.
아이들 시린 손으로 만들어진
오리가 줄지어 태어나고
어설프게 만들어진 눈사람이 
번쩍 눈을 뜬 날,

#.
아파트 에서 처럼 함부로 밀쳐지지 않은 순백의 눈 위에
첫 발자국을 찍고  
그 위에 깔 깔 깔 하얀 웃음을 덮으며
마음껏 뛰어 노는 아이들,

#. 
눈 치우는 노고 뒤에
아이들의 놀이를 위해
눈썰매를 닦아 준비하는 일,
함부로 날아오는 눈덩이에 기꺼이 맞아 주는 일,
추운 몸을 쉴 수 있도록 따순 음식을 준비하는 일,

#.
풍경과 놀이로는 낭만적이겠으나
치우고 놀아 주는 일로는 낙망적인 눈,

#.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부등가적 이다.

#.
밤 늦은 잠자리가 행여 추울까 하여
내 잠 길을 수시로 도막 내어
벽난로의 뜨거운 숨길을 다독거리다가
문득 창 밖을 보니
투명하게 명멸하는 별들,

#.
그리하고도 
예쁜 꿈 길로 혼곤한
내 가슴속

두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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