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미세 담묵,

햇꿈둥지 2019. 3. 5. 13:41





#.

박명의 새벽

어김없이 창밖을 기웃거리던 앞산이

저 만큼 멀어져 있고도

알 수 없는 흐림속에 둥실 떠 있다.


#.

앞산과

다시 그 앞의 산과

더 멀리의 산들이

담묵의 농담 속에 밤새 표류 했으므로

새볔을 염탐하는 나는 또

불안하다


#.

매일 매일

시도 때도 없이

미세먼지를 주의 하라...는

성의없는 문자들이 날아들고 있었다.


#.

마스크 하나 장착한 채로

이 거리에 나서는 일은 만용이다


#.

외출을 삼가 하라고 하지만

물속의 물,

벽 하나로 안전이 확보 된다고 믿는 

바보 시대의 청맹과니들,


#.

명료한 시선과

맑은 가슴을 소원해야 하는

날마다 흐린 아침,


#.

비도

바람도 없는 허공속에

과묵하게 부유하는 미세먼지 처럼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있는데

뛰어나가 반길 수 조차 없는 서글픈 계절.


#.

마당가를 어슬렁 거리다가

서둘러 봄볕에 나선 나비와 부딪혔다

흐린 세상 속

너도 비틀

나도 비틀


#.

책과 글에 잠시 빠져 있다보니

정오가 한참 지난 시간


밥이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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