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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의 새벽
어김없이 창밖을 기웃거리던 앞산이
저 만큼 멀어져 있고도
알 수 없는 흐림속에 둥실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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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과
다시 그 앞의 산과
더 멀리의 산들이
담묵의 농담 속에 밤새 표류 했으므로
새볔을 염탐하는 나는 또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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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시도 때도 없이
미세먼지를 주의 하라...는
성의없는 문자들이 날아들고 있었다.
마스크 하나 장착한 채로
이 거리에 나서는 일은 만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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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을 삼가 하라고 하지만
물속의 물,
벽 하나로 안전이 확보 된다고 믿는
바보 시대의 청맹과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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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료한 시선과
맑은 가슴을 소원해야 하는
날마다 흐린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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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바람도 없는 허공속에
과묵하게 부유하는 미세먼지 처럼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있는데
뛰어나가 반길 수 조차 없는 서글픈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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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가를 어슬렁 거리다가
서둘러 봄볕에 나선 나비와 부딪혔다
흐린 세상 속
너도 비틀
나도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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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글에 잠시 빠져 있다보니
정오가 한참 지난 시간
밥이나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