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물 길 건너기

햇꿈둥지 2010. 9. 12. 09:54

 

 

 

 

 

 

 

 

 

 

 

#.

야호~

우리집에도 계곡이 생겼다

3박4일 쉬지 않고 비 퍼 부어지더니 1년 365일 뽀송하던 집 앞 계곡에 넘실 넘실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길바닥 망가진거야 그렇다치고 저 물 마르기 전에 발 담근채 삼겹살 이라도 구워 먹는 기념식을 거행해야 할 것 같다

 

여전히

비, 비, 비...

몇날 몇일로 꼽아지는 계절을 건너는 것이 아니라 물속 물길을 건너는 것 같다

 

환장 하고 말지...

 

#.

어머니 산소에 벌초를 한 날 부터 허리 부근에 묵근한 담이 하나 시작 되더니

이넘이

잠 버릇 험한 아이 굴러 다니듯 등때기를 휘젓고 굴러 다니다가는 어느날 부턴가 견갑골 아래에 진을 치고는

뭉쳤다가 흩어졌다가를 반복,

잠자리 뒤채김과 목을 가누기도 힘들고 숨 쉬기도 힘들고 팔도 불편하고...

 

해서

한의원을 찾았다

벽쪽에 붙은 침대를 잡아 당겨 벽을 향해 앉혀 놓고는 부항에 쑥뜸에 침 꽂아 꼼짝도 못하게 해 놓고는

무슨 질문이 그리도 많으신지

"소화는 잘 되시나요?"

'그럼요'

"요즘도 그렇게 자주 술 드십니까?"

'그럼요 뭔 일을 하든 규칙적으로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아주 아주 성의있게 대답하고 있었는데

 

조용히 어깨 위에 얹히는 손길...

"선생님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옆에 분과 얘기 중 입니다..."

 

아우우우우으~  쪽 팔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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