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똥뱃장

햇꿈둥지 2007. 8. 23. 08:22

 

 

 

 

엄마와 아부지는 도시살이 때려 치우고 시골 촌구석으로 집을 옮겨 좋아 죽겠다고 나날이 뚝딱 뚝딱 집 짓고 농사 짓는 사이 아들놈 딸놈은 몽땅 대처로 튀어 버려서 집 다 되기 전에 빈집을 만들어 버리더니

이번에는 딸놈이 외국으로 튀어 버리겠단다

집 울타리만 벗어나도 외계에 팽개쳐진 것처럼 바짝 꽁지를 말아 버리던 내 속으로는 이해고 지랄이고 지레 걱정 부터 되어서

해외 카드를 챙겨 봐라

국제 학생증을 빨리 만들어라

전화 로밍은 되었느냐

이건 챙겼느냐

저건 어떻게 됐느냐

도대체 내가 염라대왕 콧털을 뽑으러 가는게 낫지...걱정 뿐인데

이무슨 똥뱃장 인지

아는 놈 하나 없는 먼나라들을 무려 40일 동안이나 배낭 하나 둘러메고 가 보겠단다

 

허기야

어차피 아는 놈 하나 달랑 쫓아 가 버릴 놈이니 미리 미리 연습삼아 둘 일이기도 하겠지만 

 

세상 하고는 참~

 

올 추석은 고요 하고도 적막 하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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