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그 위에 더위,

햇꿈둥지 2017. 7. 25. 16:06






#.

비는 이제 정말로

그만 내릴 것 처럼

쨍한 햇볕이 났으므로


#.

공습경보 같은 폭염 경보가 날아 들었고

거리와

마을은

텅 빈채

괄태충 같은 더위만 스멀스멀 기어다니고 있었다.


#.

방공호가 아닌

방염호를 준비해야 하는걸까?


#.

하위, 중위, 상위,

그 위에 더위,


#.

빗속의 인색한 햇볕을 모아 모아

대추와 밤송이가 토실해져 가고 있다.


#.

3년전쯤 나무를 심었으니

참 진득한 기다림 끝의 일,


#.

올 추석 차례상에선

죽은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겠다.


#.

비 그친 하늘

명주잠자리들 높이 날아

하늘 조차 

훌쩍 높아졌다.


#.

포실하게 분이 나는

감자 세알 삶아

진공 같은 산속의 고요를 꾸역꾸역 메꿔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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