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그리고 소토골

햇꿈둥지 2011. 5. 6. 13:46

 

 

 

 

 

 

 

 

열하루만에 들어 선 내 집 뜨락엔

꽃등처럼 밝아졌을 목련은 시름없고 진달래는 무엇하러 저리도 화사한지

뒤집어졌던 여덟시간의 시간차에 겨우 적응해 갈 무렵 풍뎅이 뒤집듯이 도로 홀라당 뒤집어 놓았으니

비몽간 사몽간에 혼수상태...

그 어지러운 지경에 이노무 몸뗑이가 비행기에 흔들리는지 버스에 흔들리는지 아니면 잔 파도를 넘는 배 위에 얹혀진건지

가늠 할 수 없는 흔들림으로 괴롭기만 하더라

 

끌고 다니던 짐보따리를 되는대로 풀어 놓고 뜨락엘 나서니

냉이 고들빼기 너나 할 것 없이 기린목의 꽃대를 세워 잔디밭인지 풀밭인지 어수선하기 그지 없는데

그 틈새,

늙어빠진 봄이 떨어진 꽃잎을 베고 에헤라 뭉기적 뒹굴고 있더라

일속이야 손발 몇일 바쁘면 멱살이 잡힐터

우선 급한 건 내장 속을 조선 컨셉으로 바꾸어 채우는 일,

건너 마을 산 속에 계신 죄 없는 두분에게 강짜 앙탈을 부려

쐬주 맥주로 간을 맞춘 고뿌의 술잔에 돼지 갈비 그득히 넘김으로써

끄억~

내 나라 좋을시고...를 연신 연발 하다가 꼴까닥 까무러치고 말았는데

그 밤,

밤새 거친 비 쏟아 붓고 하늘 깊은 곳에선 천둥 번개가 요란 했다더라

 

이 후,

고추 심을 밭에 가래 고운 밭두둑을 세우고

아랫밭 거친 흙을 정갈하게 쓰다듬어 이런 저런 쌈채의 씨앗을 뿌렸으며

벼락 맞아 절명하신 전기를 되 살렸으며

두 이랑을 남겨 놓은채 고집스런 당나귀 처럼 퍼져 자빠진채 꼼짝 않던 관리기를 두들겨 패서

제정신을 차리도록 하였으니

 

어쨌든 저쨌든

어즈버 북유럽 나들이가 꿈이런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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