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댓가

햇꿈둥지 2011. 5. 19. 20:55

 

 

 

 

 

 

#.

쇠똥 굴려가는 쇠똥구리 처럼 아주 아주 열심히 이일저일 징허게도 널린 일을 하는 동안

밥 생각마져 심드렁 하여 들낙날락 깰만 하면 술 마셔가며 산그림자 내리도록 종종 거린 밤,

기체 유통 전용의 콧구멍이 붉은 액체의 출구로 바뀌더라

 

북유럽 땡땡이의 댓가,

 

#.

새볔을 깨우는 산새들이 이슬 같은 소리들로 수다스런

름답고 황홀한 산 속,

 

이 느낌이면 됐지 밥은 뭐하러...

술이면 몰라두...

 

#.

농사 일의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그리고는 한다는 짓거리

내 사는 곳 반경 40킬로미터에 포용되는 곳들의 계곡 계곡을 터벅터벅 걷기로...

 

물론 혼자,

 

#.

바베큐 그릴을 몰래 샀다

아내의 지청구는 숯불보다 뜨거웠는데

그 안에서 익어진 통닭 맛을 본 뒤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몇일 뒤

아내는 구이용 꼬치 여섯개를 식탁에 올려 놓았다

내가 바베큐 그릴을 몰래 샀던 것 처럼...

 

주부의 임무도 양위 할 모양이다

 

#.

감자가 싹이 났다

이제 잎이 나고 꽃이 피면

밭고랑에 철푸덕 주저 앉아 가위 바위 보나 하면 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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