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고단한 오월,

햇꿈둥지 2021. 5. 24. 11:59

 

 

#.

사흘 흐리고

이틀 비 오고

하루 쨍하고,

 

#.

여섯 번의 결혼식

두 번의 장례식,

 

#.

남도의 먼 도시와

서쪽 끄트머리의 작은 도시와 

다시

서울과

엎어지면 무르팍 닿을 거리의 재넘어 까지

일주하듯 결혼식장을 돌아다녔다.

 

#.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이

늙어가던 신부와 신랑들,

 

#.

어느 아침

심한 편두통이 시작되더니만

몸의 반쪽만 결리듯 아픈 증세,

 

#.

오월의 강행군이 몰아 온 

후유증이다.

 

#.

지난 사월  미뤄 두었던

선영의  손질까지를 마치고 난 뒤

하루 온종일을 혼절 상태의 잠으로 채웠음에도

비몽과 사몽의 혼수상태,

 

#.

모판에서 늙어 죽어가던 옥수수 모종을

겨우 겨우

밭에 옮겨 심었다.

 

#.

이 북새통에

피부병이 걸린 백두를 싣고

시내 병원행,

꼬물딱지 도라꾸가

개 구급차 노릇을 했다.

 

#.

바람결에 

뻐꾹이 소리 구성진 산골,

 

#.

오월 스무사흘

그리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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