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흘 흐리고
이틀 비 오고
하루 쨍하고,
#.
여섯 번의 결혼식
두 번의 장례식,
#.
남도의 먼 도시와
서쪽 끄트머리의 작은 도시와
다시
서울과
엎어지면 무르팍 닿을 거리의 재넘어 까지
일주하듯 결혼식장을 돌아다녔다.
#.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이
늙어가던 신부와 신랑들,
#.
어느 아침
심한 편두통이 시작되더니만
몸의 반쪽만 결리듯 아픈 증세,
#.
오월의 강행군이 몰아 온
후유증이다.
#.
지난 사월 미뤄 두었던
선영의 손질까지를 마치고 난 뒤
하루 온종일을 혼절 상태의 잠으로 채웠음에도
비몽과 사몽의 혼수상태,
#.
모판에서 늙어 죽어가던 옥수수 모종을
겨우 겨우
밭에 옮겨 심었다.
#.
이 북새통에
피부병이 걸린 백두를 싣고
시내 병원행,
꼬물딱지 도라꾸가
개 구급차 노릇을 했다.
#.
바람결에
뻐꾹이 소리 구성진 산골,
#.
오월 스무사흘
그리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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