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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돌아
동지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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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새
전기 차단기가 떨어지도록
뇌우가 소란스러워서
산골의 잠길마저 어수선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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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주사를 맞은 뒤에
어디가 아프고 몸살을 된통 앓고...
시내버스에서 귓등 너머로 주워듣는 얘기들 끝에
그니들의 나이를 짐작 할 수 있게 되는
국가적 사은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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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여섯마리가
그야말로 개극성을 떨길래
지역 광고 신문에 글 한 줄 올렸더니
하룻만에 호로록 떠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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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효과,
#.
인문학 공부를 함께 하던 이가
500원짜리 로또가 터졌으므로
이를 기념하여 점심을 사겠다고 가르쳐 준 장소는
꼬불 꼬불 산길을 40여분 운전하여 당도할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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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입소문이 길이 되어
산 중 하고도 또 산중에 농사꾼의 노래라는 음식점 하나 만들었는데
음식을 만드는 이의 정성보다
찾아 들어가는 이의 정성이 더 크게 느껴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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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준비해서 가야 할 곳
가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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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오름 길의 꼴이 하도 사나워서
편지 들고 오는 이의 노고를 덜어 줄 겸
아랫집에 편지함 하나 달아 놓고 더부살이를 했었는데
포장까지 뺀도롬히 마친 날
늙은 자두나무 아래 예쁜 편지함 하나 만들어 놓고
써 붙여 놓기를
기별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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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줄기가 시들하게 주저앉고
마늘 줄기도 덩달아 삭아 내려서
일거리들은 가득하고 잔뜩 한데
자꾸자꾸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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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푸르고 통통한 청양고추 속 유월의 날들이
제법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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