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기별 독립,

햇꿈둥지 2021. 6. 23. 05:54

 

 

 

#.

하지 돌아

동지로 가는 길,

 

#.

밤 새

전기 차단기가 떨어지도록

뇌우가 소란스러워서

산골의 잠길마저 어수선 요란,

 

#.

-백신 주사를 맞은 뒤에

 어디가 아프고 몸살을 된통 앓고...

시내버스에서 귓등 너머로 주워듣는 얘기들 끝에

그니들의 나이를 짐작 할 수 있게 되는

국가적 사은품도,

 

#.

강아지 여섯마리가

그야말로 개극성을 떨길래

지역 광고 신문에 글 한 줄 올렸더니

하룻만에 호로록 떠나 버렸다.

 

#.

개 효과,

 

#.

인문학 공부를 함께 하던 이가

500원짜리 로또가 터졌으므로

이를 기념하여 점심을 사겠다고 가르쳐 준 장소는

꼬불 꼬불 산길을 40여분 운전하여 당도할 수 있는 곳,

 

#.

사람의 입소문이 길이 되어

산 중 하고도 또 산중에 농사꾼의 노래라는 음식점 하나 만들었는데

음식을 만드는 이의 정성보다

찾아 들어가는 이의 정성이 더 크게 느껴지는 곳,

 

#,

도시락 준비해서 가야 할 곳

가트다.

 

#.

집 오름 길의 꼴이 하도 사나워서

편지 들고 오는 이의 노고를 덜어 줄 겸

아랫집에 편지함 하나 달아 놓고 더부살이를 했었는데

포장까지 뺀도롬히 마친 날

늙은 자두나무 아래 예쁜 편지함 하나 만들어 놓고

써 붙여 놓기를

기별 독립,

 

#.

감자 줄기가 시들하게 주저앉고

마늘 줄기도 덩달아 삭아 내려서

일거리들은 가득하고 잔뜩 한데

자꾸자꾸 게으름,

 

#.

이제

푸르고 통통한 청양고추 속 유월의 날들이

제법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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