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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달이 밝아지고 있다
그러고보니
내일 모레면 가을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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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
숲속 반딪불이 군무를 보며 행복하고 고마운 마음
망가진다 망가졌다...고 해도
아직 시퍼렇게 살아있는 저 불빛
그리고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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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급한 일이 있기에
저토록
똥꼬에 불이 붙도록 날아 다녀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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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누구든지 달콤한 꿀을 생각 할 텐데
나는 왜 자꾸만
꿀꿀 돼지가 연상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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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 내내 비가 내려서
새벽 운동길가의 개울물은 푸르고 명랑했으며
냇가 가난한 지붕에는 조롱박이 영글고
예쁜 백구의 멱살을 잡고 있는 마당가 대추나무에는 포동한 대추가
알알이 가을을 담아 영글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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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저곳을 둘러 보고
이것 저것들을 만져도 보고
크고 긴 숨으로 하늘을 마셔봐도
별 수 없는 가을
그리고
또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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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사랑 하나 언약 받지 못한 채
긴 가슴앓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