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겨울 놀이

햇꿈둥지 2013. 11. 20. 19:27

 

 

 

 

 

 

#.

백수건달의 시간이 그럭저럭 6개월여

무엇하러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그토록 허둥지둥 살았던고

 

#.

자투리 나무들을 모아 편지통 하나 만들었더니

시린 겨울 소식만 흥건하게 담겨 있었다

 

#.

작년쯤 새로 매달았던 한지등은 정리된 집안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기에

뚝딱 뚝딱 만들어 바꾼 자작등 몇개,

참 성실하고도 창의적인 마당쇠  

 

#.

바뀐 등이 어두움 속살 깊이에서 빛나던 날부터

창밖 달님조차 치렁한 달빛을 새벽까지 뿌리고 있었다.

 

#.

헝클어진 바람이 추녀 끝에 휘감기고

비명같은 풍경소리

 

#.

산골 마을 지붕 낮은 집들은

잔뜩 옹크린채 겨울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

창문마다 문풍지 새로 달고 아궁이 가득 불을 넣고나면

한번도 일어서 본 일 없는 산그림자

이내  어둠이 되어 집안으로 스며들고,

 

#.

겨울,

 

사방 가득 적막 뿐 인

아득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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