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산골 동네에
부랄 친구 한놈이 있었다
그 놈은 만날
즈이 형아 자랑을 드럽게 해 댔었다
우리 형아는 말야 중사다~
중사 계급장 폼 나게 달고 월남 가서 총도 쏘고 베트콩도 죽인다~
공부는 나 보다 못하는 놈인데
그놈의 월남 형 얘기만 하면 나는 서리 맞은 고춧대 처럼 한풀 꺾인 모습이 됐었다
어느 날
그 놈의 자랑스런 형아는
월남의 어느 정글에서 베트콩의 수류탄과 다리 하나를 바꾼채
상이용사가 되어 돌아 왔다는 얘기에 덧 붙여
술이 취해 잠든 날 밤이면
없어져버린 다리가 가렵다고 소리 소리 지른다고
형아 얘기로 늘 용맹스러웠던 부랄 친구놈의
풀 죽은 목소리를 들어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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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한가위 달이
둥실 밝았던 밤,
반달 같은 송편을 빗다가
그 반달 같은 얼굴을 가졌던 내 누이가 보고 싶어
8.4.2.4.7.6 번으로 전화를 했더니
드~으럽게 이쁜 목소리의 지지배가
친절하게도 알려 주기를
잘못된 전화 번호 이거나
귀하의 증세가 가성 환각 통증 증세 일 수 있사오니....
니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