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가성 환각 통증

햇꿈둥지 2005. 9. 22. 19:32

 

 

어릴 적

산골 동네에

부랄 친구 한놈이 있었다

그 놈은 만날

즈이 형아 자랑을 드럽게 해 댔었다

 

우리 형아는 말야 중사다~

중사 계급장 폼 나게 달고 월남 가서 총도 쏘고 베트콩도 죽인다~

 

공부는 나 보다 못하는 놈인데

그놈의 월남 형 얘기만 하면 나는 서리 맞은 고춧대 처럼 한풀 꺾인 모습이 됐었다

어느 날

그 놈의 자랑스런 형아는

월남의 어느 정글에서 베트콩의 수류탄과 다리 하나를 바꾼채

상이용사가 되어 돌아 왔다는 얘기에 덧 붙여

술이 취해 잠든 날 밤이면

없어져버린 다리가 가렵다고 소리 소리 지른다고

형아 얘기로 늘 용맹스러웠던 부랄 친구놈의

풀 죽은 목소리를 들어야 했었다

.

.

.

.

.

.

추석 한가위 달이

둥실 밝았던 밤,

 

반달 같은 송편을 빗다가

그 반달 같은 얼굴을 가졌던 내 누이가 보고 싶어

8.4.2.4.7.6 번으로 전화를 했더니

 

드~으럽게 이쁜 목소리의 지지배가

친절하게도 알려 주기를

 

잘못된 전화 번호 이거나

귀하의 증세가 가성 환각 통증 증세 일 수 있사오니....

 

 

니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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