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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째 나라의 위 아래를 넘나들던 장마는
몇일 전 부터 치악 척추에 무겁고 검은 구름을 걸쳐 놓은채
거친비를 쏟아 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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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 아래 도시들은
잠재적 수상 기능을 갖추고 있었던 걸까?
넘치고 잠기고 떠내려 가고...
흠뻑 물에 젖은 우리네 삶과 가난한 속살 같은 가재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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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도 또
200미리 가량 예보된 비,
마음부터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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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저 감탕물빛이 맑아지고 계곡마다 찰랑한 물길이 만들어지면
그 물빛보다 더 푸르게 철없는 아우성도 흐를게다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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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에 구라 쳐 이르시기를
"온종일 내리는 소나기는 없다(驟雨不終日)"고 했는데
시대 따라 힘이 틀려지는걸까?
음향과 조명 효과를 곁들인
몇날 몇일의 거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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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빗속에서는 정신 나가는 일도 생기는건지
머리꼭지 따끈한 햇볕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