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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 머금은 하늘을 건너 허위허위 당도한 바닷가 마을에는
바다 비린내 보다 먼저 뜨끈한 열풍이 온 몸으로 안겨왔다.
갈매기 조차 더워 보이는 바다,
흥정 끝에 마련된 생선회 마져 흐느적 늘어져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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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음식은 절대로 드시면 안됩니다"
항암 치료가 끝나면 해제될 경고인 줄 알았는데 주치의께서 못 박기를
"죽을 때 까지..."이거나 "죽기를 각오 했을 때..."에나 먹을 수 있는 음식 이라는 거였다
잘됐군...
퇴원해서 끓인 쐬주나 한잔씩 하면 되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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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미안했었다.
이제 막 결혼식을 끝낸 신혼의 아이들에게 제일 먼저 안겨 준 소식은 내 몸속 병 소식뿐 이어서
이틀이 멀다하고 편치 않은 간병 길을 왕복하게 했었다.
그게
참 미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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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무얼해야 하는건지... 우울해요..."
퇴원하는 나를 붙잡고 딸 아이가 흐린 하늘처럼 음울한 표정으로 한 말 이었다
나는 그저 또 미안 할 뿐,
그들의 화려한 신혼이 빨리 복원 되기를 기도 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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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명의 밝음보다 먼저 새소리 낭자한 새벽
또 다른 하루가 밝아 오고
덩달아 나도 깨어 났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