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틀에 집을 지은채 여섯마리의 새끼들을 키워내고 있는 박새둥지 에서는
아주 작은 벌레들이 쉼 없이 방안으로 넘어 들어 와서
방을 폐쇄 하든지 새집을 폐쇄 하든지...고민 고민하며 새집을 피한 소독약 뿌리기를 수차례,
어느 날인가 인사도 없이 호로록 이소 했더라
#.
집으로 돌아 온 아내는
바닷가 아낙이 젓갈을 담듯 효소를 담궈대기 시작했다
엉겅퀴를 시작으로 마당 끝에 심겨진 소나무는 일제히 깍두기 머리가 되었고
이 풀 저 꽃 왼갖 것들의 머리끄댕이는 물론 뿌럭지까정 아작이 나는 바람에
항아리 사들이는 돈이 적지 않았음은 물론
내년 부터는 효소 마시는 일이 거의 물고문 지경일지도...
#.
아직도 마땅히 탁란을 하지 못한건지
뻐꾸기 울음소리 유난히 어수선,
#.
뉴스 시간마다 엽기의 진수를 본다.
죽이고 유기하고...그 잔인함...
절도 정도는 이제 애교스럽다
#.
묘수는 없고 꼼수만 가득한 세상,
#.
언제가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렸다는 오해로 노인 한분을 험하게 구타하는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날 이 후로의 결심,
동서들 모두에게 전화로 통사정 하기를
"이담에 우리 늙어 빠지거든 소토골에 모여살자. 아님 늙기 전에 죽든가..."
#.
머리카락이
아이의 배냇 머릿결 처럼 흐느적 자라기 시작했다
#.
히크만 카테터를 뽑아낸 자리가 아물었다
또 다른 배꼽,
#.
시간 널널해서
마음 먹었던 단양 오지 마을 하나를 인터넷으로 찾았더니만
두번의 티비 바람 이 후
다섯 가구의 늙은 마을에 펜션이 지어지기 시작했다는 풍문...
마음속 문을 닫았다
#.
아랫 동네에는 폭염
윗 동네에는 폭우
환장해부러~
'소토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전 우산, 오후 양산 (0) | 2013.07.23 |
---|---|
驟雨不終日(취우부종일) (0) | 2013.07.16 |
새벽 일기 (0) | 2013.07.10 |
7월 풍경들 (0) | 2013.07.07 |
빗속 넋두리 (0) | 2013.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