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줄기 흥건했던 자리마다
공룡 같은 초록이 일어서고
그 틈새를 지난 바람과 손잡아 추녀끝 풍경은 아침부터 명랑하다
#.
몇일째 햇볕 쨍해서
새소리 조차 뽀송하고,
#.
폭염 아래 사람들 아우성
초록 그늘 아래 매미들 아우성
#.
개식구들이 돌아 온 날 부터
사람이 됐든 산짐승이 됐든 낯선 방문에 대한 앙칼진 소리들,
제법
사람 사는 집 같아졌다
#.
거친 비 끝에 시내를 관통하는 개울 물 조차 시원 찰랑해져서
물가에 알록달록 텐트 늘어서고
아이들 웃음소리 물소리 보다 더욱 청량한 여름
#.
물가마다 그늘마다
그놈의 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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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라고 이름지어진 여름 날들이
그저 질펀할 뿐,
#.
햇볕에 말린 이불에서
밤새도록
금빛 햇살 조각이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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