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도 먹고 새도 먹고 자연도 먹은 뒤이지만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이렇게 많은 들깨를 베었습니다 들깨를 베어 아름으로 나르는 동안 코 끝에 감기는 진한 향기, 이래서 들깨를 취소(臭蔬)라고도 이름 했구나... 또 다른 게으름이겠으나 이제 새들은 그만 먹으라고 마르는 동안 비닐 망으로 단도리를 했습니다 별스럽지 않은 가을날 농부의 일상이겠으나 두고 두고 벼르기를 근 한달이었으니 들기름이 되어 목젖을 넘거나 말거나 이렇게 매듭 하나 지은 것 만으로도 입찢어지게 행복 합니다 날나리 농사꾼... 처음 이 산골로 이사 오던 해 집 뒤의 밭 한켠을 호비작~ 헤비작~ 파 헤쳐서는 마늘을 심었습니다 무려 다섯 접, 그 이듬 해 우리는 세접의 마늘을 수확했고 내 손으로 심은 쪽마늘이 다시 통마늘이 되어 돌아 왔다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