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초록 밥상

햇꿈둥지 2017. 5. 1. 09:28





#.

사월의 늦은 날까지 된서리 내리더니만

늙었거니

화들짝 피었던 봄은,

그리고 꽃들은

사월의 서른날들과 더불어 하염없이 누워 버리고


#.

어느새 오월

연록의 나무 아래 초록 그늘이 고인다.


#.

떠난 사월은

온통 감기의 기억 뿐,


#.

그 틈새

감자와 이런 저런 소채를 뿌렸으니

그런대로 농사꾼다웠다.


#.

황금 연휴라고 했다.

징검 징검의 쉬는 날들을 하나로 엮어 낸 긴 날들 속에

사람과

차량의 행렬이 길게 동쪽으로 향했고

지나는 길에 생각나서 들렸다는 그들 속에서

우리는 몇날의 소요를 감수해야 했다


#.

다시 고요


바람과

풍경과

무료해도 좋은 적막,


#.

아침 마당가를 어지렁 거려

두릅과

취나물과

돋나물과

참나물 한줌씩을 버무려 만드는 밥상


#.

초록

기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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