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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다
겨우내 식상했던
갈색 척박한 땅위에 연록의 비가 오시고
온 들판이 우쭐 일어설 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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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 방울
수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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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탈이 났다.
위도 그 아래로도 몽땅 탈이 난건지
묵지근한 둔통을 몇일 끌어 안고 있다가
진료 상담이고 뭐이고
위 내시경으로 있는 속을 홀라당 보여주고 말았는데
그리고도 불편한 정도의 복통은 계속 이었다
다시 찾은 병원
아주 간단한 문진으로 장염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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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밥 먹듯...에서
밥을 약 먹듯...으로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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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맞은 아내는
아주 본전을 뽑고도 재탕으로 다시 또 또 또 뽑기로 결심을 한건지
2박3일 동창 여행을 떠나며
일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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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거 나는
뒤를 이어 이탈이다.
차도 없이
달랑 배낭 하나 메고
설악의 품에 뛰어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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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흐믓하고도 옹골진 계획으로
흐믓하기 그지없던 서로의 출발 전 시간,
뭐시 탈이 난건지 병원 응급실로 가게 됨으로써
네 일탈 내 이탈 할 것 없이
말짱 황이 되었으므로
약 봉지만 한아름 끌어안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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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하구
봄볕은 왜 그리 좋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