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봄비 넋두리

햇꿈둥지 2017. 4. 9. 16:21





#.

초록이다


겨우내 식상했던

갈색 척박한 땅위에 연록의 비가 오시고

온 들판이 우쭐 일어설 채비다.


#.

방울 방울

수혈이다


#.

속 탈이 났다.

위도 그 아래로도 몽땅 탈이 난건지

묵지근한 둔통을 몇일 끌어 안고 있다가

진료 상담이고 뭐이고

위 내시경으로 있는 속을 홀라당 보여주고 말았는데 

그리고도 불편한 정도의 복통은 계속 이었다


다시 찾은 병원

아주 간단한 문진으로 장염 이란다.


#.

약을 밥 먹듯...에서

밥을 약 먹듯...으로 고쳤다.


#.

환갑 맞은 아내는

아주 본전을 뽑고도 재탕으로 다시 또 또 또 뽑기로 결심을 한건지

2박3일 동창 여행을 떠나며


일탈...이라고 했다.


#.

까짓거 나는

뒤를 이어 이탈이다.


차도 없이

달랑 배낭 하나 메고

설악의 품에 뛰어드는 것,


#.

그 흐믓하고도 옹골진 계획으로

흐믓하기 그지없던 서로의 출발 전 시간,

뭐시 탈이 난건지 병원 응급실로 가게 됨으로써

네 일탈 내 이탈 할 것 없이

말짱 황이 되었으므로


약 봉지만 한아름 끌어안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

지랄하구

봄볕은 왜 그리 좋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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