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초록 넘치다

햇꿈둥지 2009. 6. 8. 10:38

 

 

 

#.

텃밭의 상추며 온갖 씨앗 부어진 자리마다 푸짐한 잎들 넉넉해서

이것

저것

왼갖 푸른 것들을 소쿠리 가득 뜯어 놓은채 

찬밥으로 차려진 산중 점심상은

풍성하고 행복했다

 

풀(草)코스 정식...

 

#.

기적 이라든지

은총의 신앙적 문제가 현실 초월의 마술 같은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쪼그림 걸음으로 다독 다독 씨앗 넣은 자리마다

너풀 너풀

우쭐 우쭐 자라기 시작한 생명들 앞에서 겸허하게 느낄 수 있는

6월의 들판은 경건하다

 

주님의 어린양을 돌보시느라고 연일 노고가 많으신 목자님들

 

신자와 중생의 어깨 위에서 주님의 품 같은 저 초록 들판으로 내려와

씨 뿌리고 거둡시다

 

그게

진정한 하늘의 뜻이며 여호와께서 원 하시는 바 입니다

 

#.

갑작스런 1박2일의 따듯한 어울림 자리였다

마침 때 맞추어진

총각 무우를 거두어 아예 합동으로 김치를 담궈 나누기로 했다

 

배추값이 들 뛰는 바람에 식당에서 조차 김치를 볼 수 없고

감자값도 천정 부지라 하고...

 

하니

기왕에 심은 감자, 배추 모두 거두어 내다 팔아라...

 

까짓거

비싸다 하니 더욱 소중히 나누어야 할 일

 

손수 풀 뽑아 시원해진 밭고랑에서

담배 한꼬바리가 간절했던 저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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