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에 묶여 절때루 못 날라가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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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관리 업무를 하시는 분들 빼곡히 모인 자리
두시간 가량의 강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정숙하게 단상에 올라
"이번 시간은 자습 하십시요"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안되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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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넘 삼세번 이라고
세번의 태풍마져 사납게 다녀가신 자리
추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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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 날카로운 바람자락이
추녀끝 풍경을 걷어차며 지나가는 저녁
산골짜기 오두막 창가에서 느껴지는
어두운 겨울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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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솔가지 연기 속
치렁하게 늘어지는 승냥이 울음소리
환청으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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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 혼인 때를 봄으로 정 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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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밤은 여전히 난해 합니다
너무 많은 가로등과
그 아래 너무 많이 노출된 옷을 걸친 속살 뽀얀 아이들이
함부로의 술과 음식을 먹으며 정숙하지 못한 거리,
도시에서의 귀환이
늘
귀가가 아닌 탈출이 되는 이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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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지는 시간에
어두운 그곳을 빠져나와 불빛 밝은 도시로 돌아가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거언 스무해가 다 되어가도록 역류의 일상을 살아왔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제대로 된 방식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질환을 갖게 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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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대가리 처 박은채 삼각지지법으로 오줌을 깔기며
술 취한 젊은 날을 건너다 건너다 부랄친구 보다 더 부랄스런 친구가 된 촌놈 하나
어느날 문득 주름진 이마를 강조하며 한다는 소리
- 이제야 얘기 하는데 사실은 내가 너보다 두살 더 많다
- 이제와서 어쩌라구... 알았어 앞으로 욕은 안하면 될거 아냐 개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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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가 나무들이 몇일새 수척해졌습니다
지레 겨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