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2학년쯤 이었는지
아침 조회 시간에 선생님께서 물으셨다
-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거시기야 책은 왜 읽어야 하는거냐?
- 옙! 마음의 양식을 쌓고자 함 입니다
- 똥강아지 스테이크 써는 소리 하구 자빠졌네~
저쪽 거시기야 네가 한번 대답해 봐라
- 네 책을 통해 선인의 지혜를 배워 호연지기를 키우기 위함 입니다
- 발가벗고 선인장 끌어 안는 소리 하구 자빠졌네
이놈들아 책이란 모름지기 재미 있어야 되는거다
그래서 읽는거란 말이지...
그때 이런 생각 했었다
이 재미없는노무 핵교,
끝까지 읽어 말어...
허긴 뭐 꾸역 꾸역 살다보니
패대기치고 싶은 것이 꼭 핵교뿐만은 아니라는걸
머리꼭대기 흰머리 성성해질 때쯤 깨우쳤다
너무 늦은건지
아님
지금이라두 다행스러운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