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둔 산골에도 등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건성으로 길을 만드는 밤마다
고단한 세월 올기를 다독거리다가
까무룩 새우잠이 들면
바람벽 사진틀 속 빛 바랜 얼굴들이
꿈길로 걸어 나와
생전의 손길을 건네 주기도 해서
잠자리 질긴 유혹 툴 툴 털어내고
야바위 같은 하루를
또 맞을지라도
그렇게
무거운 어깨를 짊어지고 들어서야 하는
이 어둔 산길에
철 없이 뜨거웠던 날들
그대 눈빛 같은
등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