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일탈

햇꿈둥지 2015. 7. 7. 11:11

 

 

 

 

 

#.

마을 안에서 지지고 볶기를 일삼던 건달 친구들이

산골을 벗어나고 싶다고

몇날 몇일을 모의한 끝에 드디어 집을 나서던 날은

가뭄 중에 살짝 비가 오시리란 풍문이 있었지만,

 

#.

그러거나 말거나

 

#.

사십명쯤을 담을 수 있다는 버스 안에

스무명이 안되는 사람들이 듬성 듬성 앉아서는

길 떠나기 전 부터 고뿌잔을 들이켰으니

뛰고 놀기 좋았다.

 

#.

차 안에

그렇게 살인적인 음량의 스피커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

버스는 엔진의 힘이 아닌

소금맞은 미꾸라지 처럼 들뛰는

이들 광란의 힘으로 굴러간다

 

#.

산 넘고

물 건너

저 먼 바다까지

 

#.

그래봐야

여전히 강원도,

 

#.

그 하루

화살 빗 맞은 멧돼지 처럼 들뛰고

소 만큼 먹어

스트레스도 스텐레스도 다아~ 씻었노라고

모두들 입을 모아 말한 뒤

 

#.

늦은 밤

다시 각자 일상의 족쇄를 찾아

스스로를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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