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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 늑골 한켠을 헤집어
감자 심고 옥수수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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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의 초록 생명을 거두어 낸 뒤
사람에 길들여진 몇몇을 가꾸어 놓은채
감히 농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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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소를 팔아
트랙터와 이런저런 편의의 기계들을 들였으니
시골에서 조차 나이든 이에게 물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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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와 기계들은
여물 대신 기름을 먹고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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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농업은 공업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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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과는 씨앗과 품을 나누는 대신
새롭고 신통한 농약 얘기를 주고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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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적삼이 다 젖도록 콩밭을 매던 일은
제초제에게 떠 맡기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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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이랑과 고랑을
비닐로 꽁 꽁 싸 매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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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는 어머니가 아니라
뒈지는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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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農
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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