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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음절의 쇳소리로
바람의 언어를 전 하는 풍경 아래 앉아
참 하염없는 산골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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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홧가루가 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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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 장승 속에 둥지를 튼 박새부부,
적은 량 이거니 비 소식이 있어
우산으로 살짝 가려 주었더니만
한사코 치우라고 난리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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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쪽 작은 창으로
벌레를 문 산새들과 자주 눈 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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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 없던 장승의 가심팍에
다섯 심장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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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바람은
허공의 심장과 언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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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담겨 꽁 꽁 묶여 있던 다육이들을
마당가 바위 틈새에 방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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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이슬을 일용 할 양식으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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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듯 마는듯
비 오시는 산골짜기
아내가 쌍둥이들 한복을 짓는 동안
공손히 먹갈아
운곡의 시 한편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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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가 이제 막 피었고
살구나무 열매도 굵어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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