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오월의 바람,

햇꿈둥지 2019. 5. 20. 05:12





#.

단음절의 쇳소리로

바람의 언어를 전 하는 풍경 아래 앉아

참 하염없는 산골짜기,


#.

송홧가루가 노랗다.


#.

도자 장승 속에 둥지를 튼 박새부부,

적은 량 이거니 비 소식이 있어

우산으로 살짝 가려 주었더니만

한사코 치우라고 난리법석,


#.

산쪽 작은 창으로

벌레를 문 산새들과 자주 눈 인사를 나눈다.


#.

체온 없던 장승의 가심팍에

다섯 심장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

5월의 바람은

허공의 심장과 언어가 될 것이다.


#.

화분에 담겨 꽁 꽁 묶여 있던 다육이들을

마당가 바위 틈새에 방생했다.


#.

별빛 이슬을 일용 할 양식으로 삼을 것이다


#.

오는듯 마는듯

비 오시는 산골짜기

아내가 쌍둥이들 한복을 짓는 동안

공손히 먹갈아

운곡의 시 한편을 쓴다


#.

"...해당화가 이제 막 피었고

살구나무 열매도 굵어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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