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겨우내
산하를 에워 싼 것 들은
눈과 얼음 대신 짙은 안개 였었고
강물은
동안거를 포기한 채
지루한 만행(漫行)을 이어 가고 있었다
티� 화면 가득 극지의 빙하와 만년설이
실연한 가슴처럼 무너져 내리던 아침
오기 같은 추위가
잠깐의 결빙을 이루었을 뿐
여전히 야물지 못한 겨울,
개발 하자고
크고 넓은 도랑을 파서 산하를 결딴 내자고
"우리 지역은 대운하를 환영 합니다"
개발새발 써 붙인 현수막들이
안개 속에 늘어져 있어서
겨울인 듯도
아닌 듯도 하여
네 맛도 내 맛도 없는
희멀건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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