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실종

햇꿈둥지 2008. 1. 10. 08:24

 

 

 

 온 겨우내

산하를 에워 싼 것 들은

눈과 얼음 대신 짙은 안개 였었고

강물은

동안거를 포기한 채

지루한 만행(漫行)을 이어 가고 있었다

티� 화면 가득 극지의 빙하와 만년설이

실연한 가슴처럼 무너져 내리던 아침

오기 같은 추위가

잠깐의 결빙을 이루었을 뿐

여전히 야물지 못한 겨울,

 

개발 하자고

크고 넓은 도랑을 파서 산하를 결딴 내자고

 

"우리 지역은 대운하를 환영 합니다"

 

개발새발 써 붙인 현수막들이

안개 속에 늘어져 있어서

겨울인 듯도

아닌 듯도 하여

네 맛도 내 맛도 없는 

희멀건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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