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행이야
유리 조각 같은 햇살이 쏟아지는 이 염천에 베적삼 다 젖도록 밭고랑을 기어 다니기 보다는
"강원도 찰 옥수수"
"강원도 감자전" 따위를 팔아서
짭짤해 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므로...
덕분에
사래 긴 밭은 잡초 속에 누워 휴가에 들었고...
#.
중복과 말복 사이에 입추가 끼워져 있었다
문득
해넘이 무렵부터 선들바람 불기 시작하고
초록 틈새 가득
꼭 들어 찬 옥수수 알갱이 같은 풀벌레 소리들
이때 쯤이면
그 풀벌레 소리에 아주 곧잘
가슴을 베이곤 했었다
#.
입추
가을이 온단다
그 푸른
그 맑은...
외로움 예방주사 부터 맞아야 하나?
#.
밤이 길어지고 있다
어둠의 끝자락에 흥건히 고이는 찬 이슬
산 속 어둠은
무게감으로 덮여진다
#.
불완전한
그리하여 언제든지 변화 하거나(더러는 진화 라고 하더라만...) 수정 될 수 밖에 없는 수 많은 사람의 이론들
흙의 고갱이에 묻힌 씨앗을 싹 틔워
꽃 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고
하늘 품은 고갱이를 만들어 내는...
이치를 버리고
이론에 중독된 사람들은
추위 쯤은 불 피워 덥히고
더위 쯤은 에어컨으로 해결하는 실내에 안주하여
밤이 오는지
낮이 오는지
절대를 버리고
과학을 신앙하는 시대여...
'소토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그리고 또 비 (0) | 2008.08.17 |
---|---|
별빛 엽서 (0) | 2008.08.11 |
休暇別曲 (0) | 2008.08.04 |
빗 속의 꿈들 (0) | 2008.08.03 |
촌동네가 넘치나이다 (0) | 2008.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