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休暇別曲

햇꿈둥지 2008. 8. 4. 08:50

 

 

 

말 하자면

먹고 살아야 한다는 거룩한 명제에 멱살 잡힌채로

공룡의 아가리 같은 도시 한구석을 빌어 지지고 볶아서

한 눈을 팔 수도

틈을 낼 수도 없어

잠 깨기 전에 헤어지고

잠든 뒤에야 만나지는 가족이란 사람들을

달궈진 햇살 틈새에 잠시의 겨를을 만들었고

가족이란

가죽보다 질긴 인연을 가진 거라고

길바닥으로 쏟아져 나와

바람처럼 달릴 수 있는 차 안에서

달팽이 보다 느린 인내를 함양하고 나서야

비로소

물과

산과

바람을 만난 뒤에

사람의 계산이란 어찌 이리도 영악한지

"메뚜기 한철" 이라는 이해 못할 계산식에 의해

털리고 터진 뒤에

갔던 길을 같은 속도로 되짚어 내 집에 당도해 보니

천국을 떠나 천국을 찾았었지...

 

이렇게도 편안한 걸...

 

그놈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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