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산수도와 상수도

햇꿈둥지 2018. 2. 21. 10:52

 


 

 

 

 

#.

아침 기온은 영하 10도쯤에 옹크려 있고

뒷산 잔설은 아직도 옹골진데

아주 오랫만에 누옥 가득 꽃이 피었다.

웃음꽃,

 

#.

정물처럼

사진 속에 박제되어 있던 사람들이

따듯한 온기로 걸어 나와

깔깔깔 정겨웠던 몇일,

 

#.

- 세배 돈은 얼마예요?

- 작년 받은 돈의 세배라서 세배 돈 이라네

 

#.

아이들의 표풍과

다시

처가 식구들의 회오리 바람이 지나간 날 저녘,

 

물이 고장났다.

 

#.

산에서 오는 물은

배관내 공기주머니로 인한 흐름 방해가 원인인듯 싶어

까짓거

날 풀릴 동안 상수도를 사용 하리라...했는데

겨우내 방치 되었던 상수도는 계량기가 얼어 있었다.

 

#.

산수도, 상수도가 일거에 마비된 상황,

다행히도

명절 지나고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간 뒤의 사달이다.

 

#.

급한대로

앞마을 베드로 댁에 들려 물 세통을 구해왔다.

이럴때 마다

평소 물 낭비의 반성에 더해

시골살이 기반시설에 대한 공부를 톡톡히 하게 된다.

 

#.

다시 뒷산에 올라

산수도의 중간 밸브를 손질하고

상수도 계량기는 교체 되었다.

 

#.

그리하므로써

명절도

명절의 후유도 모두 끝나 버린 저녘,

이른 저녘 상현달 속에

정월 대보름이 동그랗게 영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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