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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기온은 영하 10도쯤에 옹크려 있고
뒷산 잔설은 아직도 옹골진데
아주 오랫만에 누옥 가득 꽃이 피었다.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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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처럼
사진 속에 박제되어 있던 사람들이
따듯한 온기로 걸어 나와
깔깔깔 정겨웠던 몇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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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배 돈은 얼마예요?
- 작년 받은 돈의 세배라서 세배 돈 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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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표풍과
다시
처가 식구들의 회오리 바람이 지나간 날 저녘,
물이 고장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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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오는 물은
배관내 공기주머니로 인한 흐름 방해가 원인인듯 싶어
까짓거
날 풀릴 동안 상수도를 사용 하리라...했는데
겨우내 방치 되었던 상수도는 계량기가 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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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도, 상수도가 일거에 마비된 상황,
다행히도
명절 지나고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간 뒤의 사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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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대로
앞마을 베드로 댁에 들려 물 세통을 구해왔다.
이럴때 마다
평소 물 낭비의 반성에 더해
시골살이 기반시설에 대한 공부를 톡톡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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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뒷산에 올라
산수도의 중간 밸브를 손질하고
상수도 계량기는 교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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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므로써
명절도
명절의 후유도 모두 끝나 버린 저녘,
이른 저녘 상현달 속에
정월 대보름이 동그랗게 영글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