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비 개인 뒤

햇꿈둥지 2009. 5. 17. 19:54

 

 

 

 

 

바람의 날개조차 물에 젖어서

빗방울이 소근대던 이틀의 시간 동안 허공은 정숙 했었고

늦은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발목쯤에 감겨

여전히 부동인

논 이며

밭 이여

 

산천어의 등지느러미를 예쁘게 씻겨 주고도

여전히 맑은 강물은

저 먼 도시의 한복판에 틀어 박히는 순교의 길로 명랑하게 떠나서

홀로 남겨지고도 외롭지 않은 산골 늙은 황소는

느린 발자국으로

흐린 하늘만 갈아 엎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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