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스테파노였다.
어느 어느 산속 토목공사 현장에서
참나무 5톤 가량을 차에 실어 놨는데
내가 일 끝내고 가져갈까요? 가지러 오실래요?
그는
자기 일을 하는 중에도
남의 필요에 의한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상황을 읽는다.
병이다.
다시 얘기하건대
신세를 지는 게 아니라
죄를 짓는 것 같은 마음,
그리하여
5월의 며칠을
이른 겨울 준비로 탕진 중,
☎ 2,
이웃 도시에 사는 친구의 불쑥 전화,
- 뭐 해?
- 전화받고 있다네· · ·
☎ 3,
어느 낯 선 사람의 전화,
- 누구누구시지요?
- 아닙니다. 잘못 걸으셨어요
끊으며 전화기 너머로 들려 오는 소리,
- 잘 못 걸려 온 전화 뭣 하러 받는댜? · · ·
갑자기
전화 멀미 1인분,
☎ 4,
며칠 동안
휴대전화가 먹통의 고장 증세를 보였으므로
유선 전화로 전화를 한 친구,
뭐시가 바쁜지
'내가 금방 다시 전화한다'기에
한사코 전화기 든 채로 기다렸는데
여태까지
전화 안 하는 친구 넘,
☎ 5,
어느 술자리,
옆에 앉아 있으면서도 남의 빈 잔 채워 줄 생각 없는 이에게
불쑥 전화하여 말하기를
바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