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공수래공수거

햇꿈둥지 2018. 4. 9. 03:03






#.

이 세상 빈 손으로 왔음을

내 인생 어느때 쯤 알게 됐을까?


#.

복잡도 다단도 한 사람의 한 생 그저 무겁기만 하니

공수래공수거

맞는 말씀 이신지?...


#.

아이들 짝 지어 보낼 때마다

혼수래혼수거 였으며


#.

서른해가 넘는 긴 시간

훌 훌 털어 퇴직을 한 날 부터는

백수래백수거 였을 뿐,


#.

봄빛 황홀한 어느날 바람처럼 찾아 온

용수라는 이름의 후배를 등 두드려 보내면서는

용수래용수거로다...


#.

돌 많은 강원도 땅

빈 수레에 돌 수거 중,


#.

밭 가득 헝클어진 마른 풀을 걷어내고 보니

작설만큼씩 움터 오르는

부추며

산마늘 이며

곰보 배추들,


#.

씨 뿌려 조장하지 않아도

화수분한 뜨락에서 

쑥 한바구니를 뜯어 버무리를 했다.


#.

일청이우의 날씨는

다시 비를 준비 하는지

회색빛 하늘이 치악 능선에 걸터 앉은 오후


#.

겨울 인듯한 바람에 한번

봄 인듯한 바람에 한번씩 채여

하품처럼 흔들리는 풍경 홀로 유일한 동사가 되는

사월 여드렛 날 저녘,


#.

쉰 목소리로

산비둘기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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