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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빈 손으로 왔음을
내 인생 어느때 쯤 알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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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도 다단도 한 사람의 한 생 그저 무겁기만 하니
공수래공수거
맞는 말씀 이신지?...
아이들 짝 지어 보낼 때마다
혼수래혼수거 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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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해가 넘는 긴 시간
훌 훌 털어 퇴직을 한 날 부터는
백수래백수거 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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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황홀한 어느날 바람처럼 찾아 온
용수라는 이름의 후배를 등 두드려 보내면서는
용수래용수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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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많은 강원도 땅
빈 수레에 돌 수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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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가득 헝클어진 마른 풀을 걷어내고 보니
작설만큼씩 움터 오르는
부추며
산마늘 이며
곰보 배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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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뿌려 조장하지 않아도
화수분한 뜨락에서
쑥 한바구니를 뜯어 버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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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청이우의 날씨는
다시 비를 준비 하는지
회색빛 하늘이 치악 능선에 걸터 앉은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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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인듯한 바람에 한번
봄 인듯한 바람에 한번씩 채여
하품처럼 흔들리는 풍경 홀로 유일한 동사가 되는
사월 여드렛 날 저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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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목소리로
산비둘기 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