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봄 욕심

햇꿈둥지 2020. 4. 18. 05:02

 

 

#.

비포장의 집 오름 길에 먼지가 일만큼 가물더니

모처럼 비 오신다기에

가득한 기대로 기다렸건만

 

#.

예보는 창대 하였으나

내린 비는 미약하였으므로

여전한 목마름,

 

#.

아침 운동 후에 옷을 갈아입으려 했을 뿐인데

삐그덕

허리 한 복판에 담이 들었다.

 

#.

체력의 문제가 아니라

기력이 문제다.

 

#.

어머니 돌아가시고 

이웃 도시에 남겨진 집을 정리하기로 했다

내 집 건사의 힘겨움에

더하기의 일이 감당불가 지경,

 

#.

이젠 비어 있는 그 집을 열없이 한 바퀴 둘러보고 돌아선 길

어쩐지 남의 손길에 어머니를 넘긴듯해

자꾸자꾸 죄송하여라

 

#.

앞 산

뒷 산

옆 산

열거하다 보니 이 산 저 산을 나누어 부를 일이 아니다

내 있는 자리

매일의 잠드는 자리가 산속 이므로,

 

#.

그 산속에

벚나무는 꽃등으로 밝아지고

온통의 가지마다 연두 나긋하니

 

#.

산 위에서 구르듯 내려서는 바람결마다

초록 휘향 가득하다.

 

#.

해 넘는 저녁

마당을 한 바퀴 도는 일 만으로도

더 이상 행복할 수가 없으니

산골 살이 죽는소리 할 것 1도 없다.

 

#.

이제 다시

남은 밭들을 곱게 갈아

옥수수 심고 고추 심어야겠다.

 

#.

마당가 코딱지 밭에

눈개승마가 딱 좋을 만큼 일어섰으니

내일은

나눔이 될 만큼 장아찌를 담가볼까...

 

#.

오지랖 활짝 펼친

봄 욕심,

 

'풍경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태기?  (0) 2020.05.06
봄 나들이  (0) 2020.04.22
코로나 일지  (0) 2020.04.15
성장통  (0) 2020.04.01
비와 바람과,  (0) 2020.03.27